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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P TAKE 1/Russia : TSR

시베리아 횡단열차 01 - 배낭여행의 로망을 타다

Route 2006.07 ~ 2007.02
Russia - TSR : Trans Siberian Raillo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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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열차는 저녁(?) 11시 25분 열차였다. 10시나 되야 해가지니까 저녁은 저녁이다 ㅎㅎ
혹시 몰라 열차역에 조금 일찍 도착한 우리는 (사실 갈 곳도 없었다.) 멍하니 시간을 보내다 미리 열차를 탔지만 역시 우리는..

▲ 블라디보스톡 열차역 내부

열차 칸을 찾지 못해 한참을 해매며, 한칸한칸 승무원들에게 매번 표를 보여주고 찾아보니, 처음 열차를 타려고 내려간 계단 바로 옆이었다. (방향만 잘잡았어도 한번에 탔을텐데 ㅠㅠ) 승무원들은 하나 같이 러시아 말로만 단답형으로 대답했는데, 불친절함과 배려라는것이 없어 더욱 짜증만 났다. 물론 아무 준비없이 T군만 믿고 (책도 안사고 인터넷 한번 보지 않았다;;) 여행을 시작한 잘못도 있지만, 사람 기분이라는거.. 자기 중심인거 아니겠는가...

열차를 타고 나서도 모든것이 낯설었다. 돈을 아끼려고 현지인들이 애용한다는 6인실을 선택하였지만, 책을 비롯한 거의 모든 자료나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도난 사고의 위험도 크고 사생활 보호도 없이 모든것이 오픈되어 있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하여 더욱 긴장을 한 것 같기도 하다.

상상했던 구조와는 조금 많이 달랐고, 열차 침대는 내리는 법도 짐칸을 닫는 법도 몰라 어리버리하기만 하였다. 좁고 어두운 공간에서 결국 T군이 해결을 하고 열차가 출발하기를 기다리는데 우리쪽 좌석에 모녀로 보이는 현지인이 와서 앉았다. 딸로 보이는 어린 아이가 뭐가 그리 슬픈지 울고 있어서 시선이 갔는데, 창밖에서 아버지로 보이는 남자가 창문에 스마일 얼굴과 하트를 그려주는 모습을 보았다.


아이는 울음을 멈추었고, 열차는 출발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감정 표현에 있어서 상당히 메마르다고 한다. 특히 남자들은 더 그렇다. 사랑도, 슬픔도 참을 줄만 알았지 웃음과 눈물로 표현하는데 있어서 서툴다. 그래서일까? 지금 이상황이 가족인지, 가족이라면 부모 자녀관계인지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알 수도 없다 말이 통하지도 않고.. 하지만 그게 중요한가.. T군과 나는 이 모습에 꽤나 감동을 받았다.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부슬비 내리는 흐린 날씨속에 돌아 다녀야만 했던 피곤했던 하루
작은 감동을 가슴에 새기며 비좁은 2층 침대에서 잠들었다.

열차의 흔들림과 소음을 자장가 삼아서..





근데 왜 침대시트 대여료를 따로 받는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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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02 - [Start on one´s travels] - start on one´s trave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