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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P TAKE 1/Russia : TSR

시베리아 횡단열차 02 - 처음으로 숲을 보다 그리고 1층을 골라라.

Route 2006.07 ~ 2007.02
Russia - TSR : Trans Siberian Railload

*
피곤했었는지 달리는 열차에서 푹 자고 일어났다. 얼마나 달려왔을까? 러시아 넓기는 넓구나.. -_-;;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어제 산 빵을 꺼내 먹었다. 특별히 싸고 큰 걸로 고른 빵이었기에 내심 속에 뭐가 들었나 기대해 보았다. +_+






머여 이거 왜 빵이 셔..


안에 내용물이 없는 맨빵이라는 것은 그래 싸니까 당연하다고(아쉽지만) 생각하지만, 왜 빵이 신거지.. 뭘까..

여름이라 설마 벌써 상했나?  상한건 아닌거 같은데.. 이상하다..  어떻게 빵이라는 음식이 신맛이 날 수 있단 말인가!!! 뭐 이런게 다 있나 생각했지만 배고푸니까 다 먹었다.(이 때는 몰랐다.. 러시아 빵은 신맛이 좀 난다는것을.. 후우.. -_-)


어느정도 허기를 달래고, 멍하니 창가에 펼쳐진 풍경들을 보는것이 주된 일과였다. 그리고 난 숲을 처음보았다. 숲을 본적 있는가? 라고 스스로에게 물어본다면, 보았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잘못된 생각이었던 것이다. 끝없이 펼쳐지는 초원과 들판 그위에 알지 못하는 들꽃들은 그냥 넓구나 라는 생각이었지만, 곧 알아버렸다. 넓은 지평선에 나무가 빽빽하게 이루어진 것이 숲이라는 것을..  

이런 놀라움도 잠시뿐, 지루하다. 숲이 보이면 1시간이고 2시간이고 숲만 보인다. 생각했던 것보다 시간이 잘가기는 했지만 둘 다 2층자리였던 우리는 딱히 앉아 있을 공간도 없이 방황하며 이리저리 왔다갔다를 반복했다. 그리고 다짐했다. 꼭 1층 자리를 확보해야 된다는 것을.. 정말 많은 불편함을 느꼈다.

▲ 2층 자리에 올라간 T군

왜?! 1층을 선호해야 하는것인가?



- 1층에 사람이 누워있으면 앉아 있을 공간이 확보가 전혀 안된다. 다른 빈자리가 있다면 괜찮지만 그것마저 없다면 그냥 좁은 2층에 누워 있어야 한다.

우린 둘 다 2층이었는데 1층에 있는 러시아인들이 낮이고 밤이고 잠만 잔다 -_-. 뭐 이런.. 통로방향 사이드좌석이 비어있을때는 그곳에서 풍경을 감상하거나 앉아 있었지만 그곳에도 사람이 찬다면, 다른 자리를 찾아 두리번거리다 결국 2층 자리에 올라 애써 잠을 청해보기를 반복 했다 ㅠㅠ

- 창문이 2층쪽에만 있어서 잘때 조금 더 시끄럽고 춥다.
   자는 동안 1층쓰는 사람이 창문을 연다면.. 2층은 한여름에도 감기가 얼씨구나 찾아온다.

창문을 닫아도 틈으로 들어오는 바람이 솔솔 내 얼굴을 스쳐간다. 시끄러운 소리에도 차가운 바람에도 등을 지고 누워있지만, 상당히 거슬린다 지금은 여름이라 그나마 괜찮지만 겨울이었다면 과연 어땠을지 상상하며 위안을 삼았다.

- 1층 의자(침대) 밑에 공간이 짐칸이라 1층에 사람이 있거나 자는 동안에는 짐의 도난 걱정이 없다. 2층에 있어도 해당되는 부분이지만 대신 아무때나 짐을 꺼낼 수가 없다. 도착지가 새벽이라면 더욱 난감하다. 

훗 우리는 다행인지 불행인지 이르츠쿠에 0시 반 도착예정이었다.
(도착하면 숙소를 어떻게 하지.. ㄷㄷ 숙소를 잡기에는 아까운데..) 



열차 안에서는 항상 먹을 수 있는 뜨거운 물이 나오기에 컵라면과 차 종류를 쉽게 먹고 마실 수 있었는데, 우리는 가난한 배낭여행객이 아니던가.. 그냥 다른 사람이 먹는 걸 구경만 할 뿐이고, 냄새는 풍기는데 그림의 떡일 뿐이고 흑흑

우리에게 남는 건 자주가는 흡연실과 커피 마시기 그리고 귀찮음을 동반한 지져분한 모습..
T군이 안씻는다고 슬슬 구박하기 시작한다 -_-)y-~ 쳇..

열차의 모든 기준은 모스크바 시간으로 되어 있다. 시차가 꽤 나니까 헷갈리기 시작하여 T군의 시계는 모스크바 시간으로 맞추어 놓고 내 시간은 현지시간으로 해놨다. 하지만 또 한가지 아이러니 한 부분이 생겼으니.. 열차가 달리는 동안에 시차가 생겨 버린다는것이다;;

한참을 달리다 보니 뭔가 시간이 안맞드라구 ㅋㅋ -_-;
그러다 보니 아침 점심 저녁과 시간은 무의미 해졌고, 그냥 해가 지기 시작하면 아 10시 좀 넘었구나, 해가 다 지면 아 11시 정도 되었구나 라고 생각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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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02 - [Start on one´s travels] - start on one´s travels